Page 180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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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실천을 강조하는 인간 불교를 강조하였다. 인간 불교는 한 마디로 전통 불
교가 출세간의 ‘산중 불교’이자 죽음 이후의 내세에 관심을 가진 종교인 데 반
해서, 세속의 현실 참여, 현실 개혁의 성격을 띠고 현생에 관심을 가진 불교
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 사회와 문화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
참여 불교’를 인간 불교라고 할 수 있다.
인순은 대만 불교가 인간 불교적 성격을 띠게 된 사상적인 근거를 제기
한 근현대 시기 불교 사상가이다. 현대 대만 불교의 4대 교단의 지도자인
불광산사의 성운星雲 스님(1927- ), 중대선사의 유각惟覺 스님, 자제공덕회
의 증엄證嚴 스님(1937- ), 법고산의 성엄聖嚴 스님 등 모두 인순의 ‘인간 불
교’ 사상에 바탕을 두고 포교나 불법의 실천·학술·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교리적인 측면에서는 태허에서 인순으로 이어지는 발전이 대만의 불
교학 성장에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대만에
서는 인순을 인간 불교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분위기이다.
‘귀신 종교[鬼敎]’에서 탈피
인순은 「불재인간佛在人間」이라는 글에서 ‘인간 불교’의 핵심 개념을 제기
하였다. 그는 전통 불교가 삶과 죽음에서 벗어나는 것을 궁구하였고, 죽음
과 귀신을 보는 것도 중시하였다고 보았다.
“중국 불교에는 죽은 귀신에게 흐르는 편향과 인도 후기 불교가 천
신天神에 흐르는 혼돈이 있을 뿐 아니라, 인도 후기 불교는 불교의
진정한 뜻마져 등졌다. 이것은 인간을 본위로 하지 않고 천을 본위
로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일신一神 경향의 범천을 중시하였고, 뒤에는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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