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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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생각하기 어려운 도심은 천리에 계합하는 마음이다. 중국에서
는 한 결 같이 이 두 가지의 조화로운 결합을 중시하여, ‘그 중中을
충실히 잡을 것’을 주장하였다. 도심으로 인심을 제어하면 정욕에
편향하지 않는다. 인심을 도심에 합치시키면 이성에 편중되지 않는
다. 성리학에서는 불교의 영향, 즉 진상유심론眞常唯心論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인순에 의하면, 유학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인심과 도심으로 나누어서
일견 선악의 혼합체로 보는 서양의 인간관과 유사한 듯 보인다. 그러나
유학에서는 위험한 인심과 은미한 도심의 ‘중中’을 잡는 능력을 신뢰한다.
이러한 능력이 있음으로 해서 인간은 결코 위험한 욕망에 빠져들지 않고,
“도심으로 인심을 제어하면 정욕에 편향하지 않는다.” 또한 외부 규제를 그
대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해서 “인심을 도심에 합치시키면 이성에 편중
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이성과 감성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되
는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유학적 인간상이 가능해진다. 특히 송대 성리학
으로 발전하면서는 “불법의 영향, 즉 진상유심론眞常唯心論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여 모든 것을 참되고 선한 것으로 파악하는 관점을
피력하고 있다.
진상유심론이란 현상계를 참되고 항상 되며 깨끗한 당체의 자기 현현으
로 파악하는 것이므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선하고 깨끗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은 결국 선한 존재가 된다. 여기에서 중국 불교의
진상유심론과 유학의 성선설이 만나는 지점이고, 인순이 이를 정확히 인
식하였던 것이다. 인순의 인간 불교는 스승 태허가 전통불교를 중시하였던
방향으로 발전 성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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