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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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하였다. 죽음과 귀신, 영생 등 인간이 아닌 인간 외적인 권위에 매달
리는 것은 불교에 큰 해를 끼칠 폐단이고,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인간 불교를 제창한 의도이다. 그리하
여 그는 “진정한 불교는 인간적이다. 오직 인간의 불교라야만 불법의 진정
한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 불교’의 진정한 뜻을 계승
하고 인간의 불교를 발전시켜야만 한다.”고 단언하였다.
인순에게 부처는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 중에서 최고의 깨달음을
갖춘 이에 불과하고, 불교 역시 초월적 가치를 지닌 종교가 아니라 인간이
창립한 종교일 뿐이다. 불교는 본래 ‘인간’이어야 하고, 내생이나 귀신, 인
간 외적인 것이 아니라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현실과 인간 그 자체
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근대 시기 불교가 귀신에 관심을 기울
이고 인생과 현실에서 벗어난 길을 가게 된 것은 잘못된 일이므로, ‘인간
불교’를 다시 세우는 일이야말로 생기와 활력을 획득하는 길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인순은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인간의 불교이
다”라고 선언하였다. 여기에서 불교는 인간학이 되고, 인순의 인간 불교가
도달한 최고의 인문학적 선언이 된다.
서양·기독교의 인간관 비판
중국의 전통 불교는 불성의 탐구에 편중하였고, 인간의 본성인 인성
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인순처럼 인간 불교를 제창하려
면 인간을 떠나서는 안 되고, 따라서 불성과 동시에 인성을 탐구하지 않
을 수 없다. 이것이 인순이 인간의 본성의 문제에 특히 관심을 기울인
이유일 것이다. 불교의 교화 대상은 본래 중생이고, 이 중생은 특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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