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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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위해 고불고조 정신을 바로 살려 불법을 바로잡았으면 하는 생각
을 했으니, 그것까지 합해져야 완전한 것이 되겠다 싶어요. 앞으로 그것도
출판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어떤 시대, 어떤 사회에나 인간이 이상과 현실의 단절에 부딪쳤을 때 좌절
감을 만나게 됩니다. 개인의 처지에 따라 달리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
라 젊은 지식인들에게는 70년대 말에 걸었던 어떤 기대와 희망이 요즘에 와
서 단절된 데에서 오는 좌절감이 큰 것 같습니다. 특히 꿈과 미래상을 설정하
여 자신의 창조적인 잠재력을 추구하려는 젊은 대학생들에게는 심각한 문제
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점에 대해 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대학생 하면 학문하는 사람 아닙니까. 학문의 근본 목적은 인격양성에
있지 기술 습득에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대학의 실태를 보면 인격 양
성보다도 기술 습득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이 기술 습득이란 말은
그 전제가 물질문명의 발달입니다. 지금의 대학은 앞으로의 직업 준비를
위한 곳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대학이 이런 인상을 주게 된 것은 그
근본이 어디 있느냐 하면, 물질이 위주가 되고 정신이 뒤떨어져 버렸기 때
문입니다. 정신이 주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인격 완성이 근본이 되고 물
질은 추종追從이 되는 것을 목표로, 대학은 인격을 완성하는 기본 도량이
라는 생각이 바로 서야지, 그렇지 않으면 올바른 학문을 하기가 곤란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입니다.”
✽ 지금까지의 문교 정책을 보면, 물론 근대화 과정을 통해 필요한 인력 수급
등과 관련해서 인격 형성 쪽보다는 기술 습득 쪽에 치중해 오고 있습니다. 이
러다 보니 근자에는 문제가 많이 일어나서 사회적으로 물의가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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