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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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든 말하지 말라.
셋째, 문자를 보지 말라. 부처님 경經도 보지 말고 조사 어록도 보지 말
고, 신문 잡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참으로 참선하여 자기를 복구시키면,
이 자아라는 것은 팔만대장경을 다해도 설명할 수 없고 소개할 수 없는 것
입니다. 세속적인 어떤 문장이나 부처님이라도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이지
요. 자아를 완전히 깨치려면 불법도 버려야 합니다. 불교를 앞세우면 그것
이 또 장애가 됩니다. 참으로 깨끗한 자아에 비춰 보면 먼지요, 때다 그 말
이지요. 오직 화두만 해야 합니다.
넷째, 과식하지 말고 간식하지 말라. 음식은 건강이 유지될 정도만 먹지,
과식하면 잠이 자꾸 오고 혼침해서 안 됩니다. 소식小食이 건강에도 좋고
장수비결입니다.
다섯째, 돌아다니지 말라. 해제하면 모두들 제트기같이 달아나는데, 그
러지 말란 말이지요.
이 5계를 못 지킨다면, 그런 사람은 공부 안 하는 사람입니다. 이 5계를
지키며 이렇게 10년을 공부하면 성불할 수 있습니다. 수백 명에게도 더 일
러주었는데, 그대로 지키는 사람 아직 못 봤어요. 아마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없는 모양이야. 물론 숨어서 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 간절한 말씀입니다. 스님께서 공양하시는 것을 보면 밥 한 공기, 콩 조금,
김 몇 쪽, 양배추, 당근 약간, 이런 것이 전부인데 아주 담백하게 드십니다. 간
은 전혀 안 드시는데, 그 까닭이라도 있으십니까?
“나 먹는 걸 보고 다들 ‘그렇게 드시고 됩니까?’ 하는데, 내가 지금 생활
하는 것이 식사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출가해서 수도하고 사는 사람으
로서 내 본래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도를 하려면 먼저 가난부터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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