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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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앞서면 진리는 세속적인 영리를 추구하는 도구가 되어 버리니, 그
             것이 문제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승려가 될 때는 신조가 있는데 여하
             한 일이든지, 세간일이든지, 출세간일이든지, 절일이든지, 사회적인 문제든

             지, 일체 관여치 않는다는 것이지요. 무슨 회의든지 참여 안 한다! 그래서

             절의 모임이나 사회의 모임에 참석해 본 일이 없습니다.”


             ✽ 저희들이 본받아야 할 좋은 교훈입니다. 백련암 장경각에 있는 장서 수는

             얼마나 됩니까?

               “몇 권 되지는 않아요. 대개는 불교 중심이고, 장경 아닌 것도 있습니다.
             장경은 질책帙冊이 많습니다. 팔리Pali어 대장경도 갖추고 있지요. 티베트
             장경은 없습니다. 책 수는 한 5-6천 권 될는지요. 희귀본으로는 세종대왕

             때의 언해판이 있습니다.”



             ✽ 스님의 인격 형성에 영향을 준 서책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내가 여러 가지 한 것처럼 보이지만, 주로 한 것은 선禪입니다. 내가 제

             일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조사 스님들의 어록語錄은 『조주록趙州

             錄』과 『운문록雲門錄』입니다.”


             ✽ 요새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입니다. 행원품이란 모든 존재의 실상 그대로 그

             자체 모든 일체가 절대라는 것을 분명하고도 해박하게 설명해 놓은 동시
             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 일체가 부처이니 자기라는 것을 완전
             히 잊어버리고 오직 남을 위해서 사는 거룩한 길이 거기 있습니다. 『화엄

             경』 하면 불교의 근본인데, 이 『보현행원품』은 바로 그 『화엄경』의 엑기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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