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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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 위함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악업惡業(pāpakamma)을 짓지 않
          도록 경계하기 위함이다. 인간은 몸과 입과 뜻으로 의도적 행위를 행함으
          로써 업業을 짓는다. 그가 지은 업으로 말미암아 당장 괴로움이라는 과보

          를 받는다. 또 그가 지은 업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

          든 남아 있다가 내생을 결정짓는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이 선善을 행하면
          행복해지고, 악惡을 행하면 불행해진다. 이 때문에 선행 혹은 악행을 행하
          는 것이지 결코 내세에 선취善趣(sugati)나 악취惡趣(duggati)에 태어나기 위

          해 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2. 재생再生의 의미



           여기서 의문이 제기된다. 만약 아뜨만(ātman, 自我)이나 지와(jīva, 영혼)와

          같은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실재나 본질이 없다면, 죽은 후에 다시 존재하
          거나 태어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온五蘊의
          집합, 즉 육체적·정신적 에너지의 결합이다. 이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두 연속적인 순간에도 같은 상태로 남아 있지 않다. 매 순간마다 그것들은

          태어나고 죽는다. 그러므로 이 생애 중에도 매 순간마다 우리는 태어나고
          죽지만 우리는 지속한다. 만일 이 생에서 자아 혹은 영혼과 같은 영원하고
          불변하는 본질이 없이도 우리가 존속한다면, 왜 몸의 기능이 정지한 후 그

          배후에 자아 혹은 영혼이 없이도 그러한 에너지 자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육체가 더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에너지는 육체와 더불
          어 죽지 않고, 우리가 다른 삶이라고 부르는 어떤 다른 형상이나 모습을 계

          속 취한다. 어린이에게는 모든 육체적, 정신적, 지적 능력이 미숙하고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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