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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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내부에 완전히 성숙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
             다. 이른바 존재를 형성하는 육체적·정신적 에너지는 그 내부에 새로운
             형태를 취해서 점점 자라나 완전히 성숙하게 되는 힘을 갖고 있다.

               영원하고 불변하는 실재가 없듯이, 한순간에서 다음 순간으로 통과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아주 명백하게, 한 생에서 다른 생으로 통과
             하거나 윤회할 수 있는 영원하거나 불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파괴되
             지 않고 지속되지만 매 순간마다 변화하는 것은 하나의 연쇄이다. 이 연쇄

             는 사실대로 말하면 단지 운동일 뿐이다. 이것은 밤을 새워 타는 불꽃과 같

             다. 이것은 똑같은 불꽃이 아니며 그렇다고 다른 불꽃도 아니다. 어린아이
             가 자라서 60세의 사람이 된다. 분명히 60세의 그 사람은 60년 전의 어린
             아이와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도 아니다. 이처럼 여기서 죽고

             다른 곳에서 태어난 사람은 ‘같은 사람도 다른 사람도 아니다(na ca so na ca

             anno)’. 그것은 동일한 연쇄의 지속인 것이다. 태어남과 죽음의 차이는 오
             직 한 순간의 생각이다. 금생에서 마지막 생각의 순간이 이른바 내생에서
             의 처음 생각의 순간을 조건 짓는데, 이것은 실로 동일한 연쇄의 윤회이다.

             금생 자체에서도 한 순간의 생각은 다음 순간의 생각의 조건이 된다. 그래

             서 불교적인 시각에서는 죽은 후의 삶의 문제는 대단한 신비가 아니며, 불
             교신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 결코 근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존재하고 재생
             하려는 ‘갈애’가 있는 한 윤회는 계속된다. 실재實在·진리·열반을 보는

             지혜를 통해 이것의 추진력인 이 ‘갈애’가 단절되었을 때, 비로소 윤회를

             멈출 수 있다.
               대부분의 종교에서 최고선最高善(summum bounm)은 사후에 비로소 성취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열반涅槃(nirvāṇa)은 금생에 실현될 수 있으며,

             열반을 이루기 위해 죽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열반인 진리를 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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