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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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의 유형, 시간과 공간, 선전과 회의 진행 등 강연회와 관련해 실제 현
실에서 요구되는 세부적 사항과 지침, 그리고 당시 시행되던 포교규칙 19
조를 수록하고 행정 서식도 실었다.
강유문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과 불교 근대화 및 대중화라는 지상
명제 사이에서 고뇌하며 현실의 당면 과제와 불교의 나아갈 길을 스스로
찾고 헤쳐 나아가고자 한 선각적 지식인이었다. 일본 대학에 유학을 가서
사학을 전공한 그였기에 한국불교의 역사에 큰 관심을 가졌고 관련된 글
을 쓰기도 했다. 또한 불교 잡지를 직접 발행하고 사지 편찬을 주도했다.
무엇보다 『포교법 개설』을 저술하여 불교가 사회와 민중 속으로 더 깊이 들
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다만 민족 해방을 몇 년 앞두고 한참 나이
에 유명을 달리하여 불교계에 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한 점이 아쉬움을 남
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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