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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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밝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종·체·본’에 대하여 송대宋代 명교대
사明敎大師 설숭契嵩은 『육조대사법보단경찬六祖大師法寶壇經贊』에서 “무상위
체無相爲體는 존귀한 대계大戒이고, 무념위종無念爲宗은 존귀한 대정大定이
2)
며, 무주위본無住爲本은 존귀한 대혜大慧이다.” 라고 하여 ‘계정혜’에 배대
하여 해석하고 있다. 이는 나름대로 합리성을 지니지만, 이른바 ‘반야般若’
의 ‘실상實相’에 대한 세 가지 측면의 궁극적인 면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
까 한다. 이 ‘무념·무상·무주’를 흔히 삼무三無라고 칭하고, 바로 『단경』
에서 설하는 선사상의 핵심을 선언한 것이라고 하겠다.
『단경』에서는 이를 이어서 ‘삼무’를 하나씩 설명하고 있다. 우선, ‘무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한다.
무념이란 생각함[念]에 있어서 생각하지 않는 것[不念]이다. 3)
이로부터 ‘무념’은 ‘염念’의 작용을 부정하는 의미가 아님을 알 수 있
다. ‘생각함에 있어서[於念]’라는 것은 바로 생각이라는 작용을 긍정하
고 있음을 말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不念]’은 어떠한 대상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이다. 따라서 『단경』에서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없다[無]는 것은 무엇이 없다는 것인가? 생각한다[念]는 것은 무엇
을 생각한다는 것인가? 없다는 것은 이상二相의 모든 번뇌에 치
2) [宋]契嵩撰, 『六祖大師法寶壇經贊』, 宗寶本, 『壇經』(大正藏48, 346c), “無相爲體者, 尊大戒也. 無念爲宗者,
尊大定也. 無住爲本者, 尊大慧也.”
3)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38c), “無念者, 於念而不念.”; 宗寶本, 『壇經』(大正藏48, 35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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