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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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 유학의 『대학』 공부 순서와 합치한다고 보았다.
『대학』 ‘8조목’에 대한 화엄불교적 해석
담사동은 『대학』의 8조목을 화엄불교의 사법계 이론을 활용하여 설명하
였다. 『대학』은 유학의 주요한 경전 중 하나로, 학문의 목적을 실현하는 정
치적·사회적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대단히 중요한 책이다. 이 중 다음
부분이 핵심이다.
옛날 자기의 밝은 덕을 온 세상에 밝히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그 나
라를 다스렸다(치국治國).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였다(제가齊家). 그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려
는 사람은 먼저 그 자신을 수행하였다(수신修身). 그 자신을 수행하
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였다(정심正心). 그 마음
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뜻을 정성스럽게 하였다
(성의誠意).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의 앎
을 이르게 하였다(치지致知). 앎에 이르는 것은 격물格物에 있다.
(『대학』 제1장)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사고방식이다. 정치를 하거나 사회활동을 하
는 사람들에게 먼저 자기 자신을 수행하고 집안도 질서를 잘 잡은 후에 정
치를 하라는 권고가 이어지곤 하는데, 바로 이것이 『대학』의 위의 방법에
근거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 담사동은 『대학』을 화엄불교 이론을 활용하여
해석하였다. 화엄불교의 ‘사법계四法界’와 전적으로 합치된다고 주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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