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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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쪽지[첨지]들이 붙어 있다. 이것은
『증여계약서목』에 기록된 약명과 일련
번호를 해당 책에 붙여둔 일종의 번호
표이다. 쪽지가 남아 있는 책들을 일일
이 조사해 본 결과, 첫 번째 화엄부(華)
부터 20번째 잡집부(雜)에 저록된 책들
은 대부분 금릉각경처를 비롯한 중국
의 여러 각경처에서 간행한 불서들이
었다. 21번째 별집경부(經)부터 25번째
별경논부(合)에 저록된 책들은 중국의
각경처 불서를 제외한 가흥대장경 불
사진 2. 『금릉각경처서목』 권수제면.
서와 명·청대 간행 불서 그리고 국내
에서 간행하거나 필사한 불서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둔 것이었다.
특히 백련암 소장본에 1923년에 간행된 『금릉각경처서목』(사진 2)이 남아
있으며, 서목에 저록된 금릉각경처 불서들도 실제 확인되었다. 1920년대
전후로 서목과 서목에 저록된 불서들을 김병룡 거사가 중국에서 입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철스님은 『증여계약서목』을 기록할 당시 각경처의 불서
를 『금릉각경처서목』에 따라 분류하기도 했지만, 주제별 분류나 순서에서
위의 서목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스님이 불서를 분류하는 방식이 기
존 서목과는 차별성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증여계약서목』을 작성하기 이전에 성철스님이 쓴 초고본草稿本도 확인
되는데 『수다라총목록修多羅總目錄』이다. 김병룡 거사에게 증여받은 책의
목록은 연필로 기록되어 있는데 추가나 수정 사항들도 표시되어 있다. 또
한 서목의 마지막 총 책 수를 기록한 뒤 중요한 내용임을 표시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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