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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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진한 검은색 펜으로 한문으
로 쓰여진 후기後記가 있다. 그 내
용을 풀어보면 “이 책은 호은 김병
룡 거사가 기증한 수다라목록이
며, 1947년 음력 8월에 희양산의
명찰인 봉암선굴에 봉안했다.”는
것이다. 그해는 성철스님이 “부처
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걸고 문
경 봉암사에서 결사를 맺은 해였
으며, 봉암사로 갈 당시에 증여받
은 책들을 함께 이관했다.
『수다라총목록』에서 주목되는
사진 3. 『수다라총목록』 중 추가서목.
부분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1956년 7월 27일에 기록한 추가서목追加書目(사진 3)이다. ‘신新’이라는 약명
으로 첫 번째 『원각경』 10책에서부터 44번째 박물관사진첩 2책에 이르는
44종 136책이 파란색 펜으로 기록되어 있다. 1,773책을 증여받은 지 9년
후의 기록이며, 그해는 성철스님이 1955년 파계사 성전암으로 옮겨 온 이
듬해였다. 또한 김병룡 거사가 6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해였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김병룡 거사가 마지막까지 간직했던 책들마저 성철
스님에게 기증했으며, 스님이 그때 받은 책을 『수다라총목록』에 기록해 둔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서목의 44종 136책 가운데 실제 ‘新’의 첨지가 붙어
있는 『선종영가집언해』, 『십현담요해언해』, 『종경록』, 『금릉각경처서목』 등
38종 129책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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