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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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중에 그 스님은 환속했다고 들었다.
선과 교를 겸하신 혼해스님을 만나
선禪에 발심하다
고우스님은 1965년에 상주 남장사로 가서
혼해混海스님께 강원 사교(四敎, 『금강경』, 『원각
사진 3. 혼해스님. 선교를 겸비한
경』, 『대승기신론』, 『능엄경』)과정을 배웠다. 혼해 스님은 고우스님에게 『금강경』을
강의했다.
스님은 삼척 천은사로 출가해서 금강산에서
경을 본 뒤 대승사, 도리사, 직지사, 해인사 선원에서 정진한 분으로 1950
년 인민군이 쳐들어왔을 때 해인사 주지를 하셨다. 흔히 스님들은 경전을
강설하면 강사, 선원에서 참선하면 선사라 하고 주지를 맡아 소임을 살면
사판이라 한다. 혼해스님은 강사, 선사, 그리고 해인사 주지까지 특이한
이력을 가진 분이었다.
상주 남장사에서 혼해스님께 『금강경』을 일대일 독강으로 배웠다. 혼해
스님은 그동안 강백으로 이름이 높았던 고봉, 관응, 탄허스님들께 배운 것
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강을 하셨다. 모든 강을 선禪 문답식으로 하였다.
가령 『금강경』을 배울 때 첫 머리에 “부처님께서 공양 때가 되어 사위성으
로 가서 일곱 집을 차례로 걸식하시어 본래 자리로 돌아와 공양을 마친 뒤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다음 자리를 펴고 앉았다”고 첫 대목
을 읽으시고는 “부처님이 이 걸식하여 본래 자리로 돌아온 행으로 모든 법
문을 설해 마쳤다고 하는데,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하고 학인인 고
우스님께 물었다. 그동안 배운 강사스님들이 모두 일방적인 강의였는데,
혼해스님은 토론식, 문답식으로 강을 하셨다. 차원이 달랐던 혼해스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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