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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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걸식을 마치고 돌아올 때, ‘거기서 눈으로 인식되는 형상들에 대해 욕구
             나 욕망이나 성냄이나 어리석음이나 적의가 내 마음에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MN Ⅰ, 294).”라고 했다.

               이 경에서 말하는 욕구(chanda), 욕망(rāga), 성냄(dosa), 적의(paṭigha), 어

             리석음(moha)이라는 다섯 가지 번뇌의 의미는 그 깊이가 약간 다르다. 욕
             구는 처음에 일어난 약한 갈애(dubbala-taṇhā)이고, 욕망은 계속적으로 일
             어나는 강한 갈애(balava-taṇhā)를 말한다. 성냄은 폭행 등을 실행할 수 없

             는 처음에 일어난 약한 분노이고, 적의는 폭행 등을 실행할 수 있는 계속

             적으로 일어나는 강한 분노를 말한다. 어리석음은 미혹함을 통해서 일어
             나는 무지(無智, aññāṇa)이다. 이 다섯 가지 번뇌는 세 가지 번뇌, 즉 탐욕,
             성냄, 어리석음에 포함된다.

               (1) 로바(lobha)는 lubhati(탐하다, 탐구하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로,

             ‘탐욕스러움’, ‘탐욕’이라는 뜻이다. 『청정도론』에서는 “이것 때문에 탐하
             고, 혹은 단지 탐하기 때문에 탐욕이라 한다(Vism 468).”라고 정의한다. 이
             어서 “이 가운데서 탐욕은 마치 끈끈이처럼 대상을 거머쥐는 특징을 가진

             다. … 탐욕은 갈애의 강물로 늘어나면서 마치 강물의 거센 물살이 큰 바

             다로 인도하듯 중생을 잡아 악처로 인도한다고 알아야 한다(Vism 468; 대림
             옮김, 『청정도론』 제2권, p.476).”라고 해석한다.
               (2) 도사(dosa)는 성냄, 악의, 나쁜 의도, 적의, 증오 등으로 번역한다. 빨

             리어 dosa(성냄)와 paṭigha(적의)는 그 강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dosa는

             약한 분노(dubbala-kodha)이고, paṭigha는 강한 분노(balava-kodha)이다.
             도사(dosa)를 『청정도론』에서는 “이 가운데서 그것 때문에 성내고 혹은 그
             것 스스로 성내고 혹은 단지 성내기 때문에 성냄이라 한다. 그것은 마치 두

             들겨 맞은 독사처럼 잔인함을 특징으로 가진다. 그것은 마치 한 모금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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