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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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기장 묘관음사 대웅전과 선방 전경.

               향곡香谷(1912~1978) 스님은 1912년 경북 영일에서 태어나 16세에 천성산
             내원사로 출가하였다. 이후 23세에 범어사 원효암에서 당대의 대선지식

             운봉雲峰(1889~1947)선사를 만나 10년 동안 시봉하였는데, 선사는 근세 한

             국불교의 중흥조라 불리는 경허스님의 전법 제자 혜월慧月(1862~1937)스님
             에게 전법 인가 받은 선지식이었다.
               향곡스님은 양산 내원사에서 운봉스님을 모시고 치열하게 참선하던 어

             느 가을날, 산골짜기 돌풍이 절 문짝을 때리는 찰나에 가슴에 걸려 있던 화

             두 공안이 사라지고 마음이 환하게 밝아지는 체험을 하고는 조실채로 운
             봉선사를 찾아갔다. 선사는 옆에 있던 목침을 앞에 내놓으며 “목침을 목침
             이라 하지 말고 일러라.” 하자 향곡스님은 목침을 발로 차 버렸다. 선사가

             다시 말씀하셨다. “그것은 그만두고, 다시 일러라.” 이에 향곡스님이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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