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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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내용이 설해져 있다. “계를 닦아 선정을 얻으면 큰 과보果報를 얻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얻으면 큰 과보를 얻는다.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
지면 등해탈等解脫을 얻어 삼루三漏인 욕루·유루·무명루가 없어지게 된
다. 해탈을 얻고 나면 해탈의 지혜[解脫智]가 생긴다. 나고 죽음이 다하고,
청정한 범행梵行은 이미 확립되었으며, 해야 할 일을 다 해 마쳤기에 다시
는 다음의 생生을 받지 않는다.”(『장아함경』 제2권 제2경 「遊行經」(T1, p.12a). 위
에서 언급한 니까야에서는 욕루·유루·견루·무명루의 사루四漏를 나열
하고 있다. 반면 아가마에서는 욕루·유루·무명루의 삼루三漏를 나열하
고 있다. 견루와 무명루는 그릇된 견해[邪見]나 어리석음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초기경전에서는 지계와 지혜의 관계 또는 선정과 지혜의 관계
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Soṇadaṇḍa-sutta(種德經)」(DN4)에서는 “지계를
통해서 청정하게 되는 것이 지혜이고, 지혜에 의해서 청정하게 되는 것이
지계이다. 지계가 있는 곳에 지혜가 있고, 지혜가 있는 곳에 지계가 있다.
지계를 갖춘 자에게 지혜가 있고, 지혜를 갖춘 자에게 지계가 있다. 그러
므로 지계와 지혜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것이다. 마치 손으로 손을 씻고 발
로 발을 씻는 것과 같이 지계를 통해서 청정하게 되는 것이 지혜이고, 지
혜에 의해 청정하게 되는 것이 지계이다.”(DN.Ⅰ.124; 『장아함경』 제15권 제22
경 「種德經」(T1, p.96b).
이 경에 대응하는 『장아함경』 제15권 제22경 「종덕경種德經」에서는 “계가
있으면 곧 지혜가 있고, 지혜가 있으면 곧 계가 있다. 계는 능히 지혜를 깨
끗하게 하고, 지혜는 능히 계를 깨끗하게 한다. (종덕이여!) 그것은 마치 사
람이 손을 씻을 때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를 필요로 하여 왼손이 오른손을
깨끗하게 해주고, 오른손이 왼손을 깨끗하게 해주는 것과 같다.”(『장아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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