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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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본 최고의 엘리트 코
             스를  걸었는데,  제국대학의
             예비교였던  제일고등학교를

             나왔고,  1915년  도쿄제국대

             학 철학과(심리학 전공)를 졸업
             했다. 이후 고향의 니가타 고
             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는

             데, 앞서 톨스토이의 소설

             『가정의 행복』을 일본어로 번
                                         사진 1. 구로다 료의 도쿄제대 졸업장.
             역 출판(1913)하기도 했다.
               구로다는 1926년 식민지 조선의 유일한 대학이었던 경성제국대학의 교

             수로 부임했다. 경성제대는 1924년 관제가 공포된 후 예과가 먼저 개설되

             었고, 1926년 법문학부와 의학부가 설립되었다. 『이조불교』의 저자 다카하
             시 도루도 1923년 경성제국대학창립위원회 간사를 맡은 후 이때 신설된
             경성제대 법문학부의 교수가 되어 조선어학문학 제1강좌를 담당했고, 조

             선문학사와 사상사 강의를 주로 맡았다. 구로다는 1930년 『음音의 비교심

             리학』이라는 논문으로 동경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42년까지 경성
             제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그는 194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저술 활동에
             전념했다.

               구로다의 저술 목록을 보면 매우 다채로운 그의 연구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성제대 교수 시절에는 『감勘의 연구』(1933), 『심리학 개론』(1935),
             『동물 심리학』(1936), 『조선구서고』(1940) 등의 저서를 펴냈다. 일본에서 현
             재까지도 그의 대표저작으로 인정받는 『감의 연구』는 백내장 수술로 시력

             을 찾은 선천성 맹인의 심리 및 경험적 인식을 관찰하고 분석한 논문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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