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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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외왕內聖外王의 도: 서양 제국주의 비판


           그러나 장태염이 서구 근대의 사회적 평등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

          니다. 그는 「제물론」의 취지가 ‘내성외왕內聖外王의 도’에 있다고 본다. 내성

          외왕은 안으로는 도덕적·인격적으로 완성된 성인聖人이 되어 밖으로 사
          회적·정치적 실천인 왕도정치를 행한다는 유학의 전형적인 정치방법론
          이다.

           그런데 『장자』는 유학과 정반대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도가 철학의 책

          인데, 장태염은 왜 이를 굳이 내성외왕의 도로 평가하였을까? 그것은 첫
          째 장태염이 ‘내성內聖’의 측면에서 유식唯識·유심唯心의 불교적 해석을 했
          다는 것이고, 둘째 ‘외왕外王’의 측면에서 중생을 이롭게 하는 정치술을 받

          아들였다는 점이다. 유식불교를 통하여 유식의 이치를 깨달아 “인人과

          법法을 끊어 없애고” “견상見相을 공으로 하게 되면,” “감정에 피차가 없고
          지혜에 시비가 없어” 자연히 명가, 즉 예禮의 분별적 계급 질서를 부정하
          게 된다. 그것이 진정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는 길이라고 본 것이다.

           장태염의 「제물론」에 대한 유식불교적 해석은 명상의 부정을 통해 자아

          관념을 부정하여 근원적 평등 개념을 제시하려는 일차적 목표를 가지지만,
          그와 동시에 봉건주의 예제를 부정하려는 사회 변혁적 성격도 동시에 지
                                     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장태염이 장자

                                     를 불교적으로 해석하여 사회 변혁, 혁명

                                     을 추구하고자 한 것이다.
                                       “결국 세속법에는 차이가 있고, 세속에
                                     는 문명과 야만이 있다. 야만은 스스로

         사진 2. 도가사상의 고전 『장자』.        그 누추함을 편안히 여기고, 문명은 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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