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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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고우스님은 향곡스님 법문을 회고하시며 지금은 이런 법문을 하시
          는 분이 없어 아쉽다고 하셨다.



            고우스님의 화두와 화두선의 가치



              “마음도 아니고, 한 물건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이
              냐?”




           갓 선원에 온 고우스님에게 향곡스님께서는 이 화두를 주셨다. 이 화두
          는  선禪을  천하에  알린  제일공로자인  마조(709~788)스님의  제자  남전
          (748~834)스님과 백장(720~814)스님 사이의 문답에서 유래하였다. 선종제

          일서라는 『벽암록』 제28칙에 이 화두가 실려 있다.

           백장스님이 남전스님에게 물었다. “부처님이 중생을 위해서 말하지 않
          고 간 진리가 있습니까? 있다면 무엇인가요?” 하니, 남전스님이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고, 한 물건도 아닙니다.”라고 했는데 이것을 화두로

          준 것이다. 이 화두는 고우스님이 강원에서 공부한 불교 이론을 한마디로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부처님 말씀이나 불교교리는 다 옳다거나 그
          르다는 양변에서 분별심으로 공부하는 것이지만 화두는 그런 분별심을 끊
          고 삼매를 체험하여 깨달음으로 성취하는 공부다.

           고우스님은 29세에 처음 화두를 받은 이래 평생 화두 참선을 하셨다. 중

          간에 잠깐 화두 공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여 화두를 바꾸기도 하고, 조사
          선 초기 회광반조回光返照 공부도 했다. 회광반조는 화두 없이 일종의 관
          법觀法(위빠사나) 수행으로 오직 내면을 반조하여 본래성불 자리를 관하는

          공부다. 하지만 여러 수행 체험 끝에 결국 화두선이 최상승이라고 확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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