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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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중년 남자들이 백담사에 놀러 와서는 법당 앞에서 담배
             를 피웠다. 이때 객으로 온 한 스님이 그것을 보고 뭐라고 야단을 치자 서
             로 시비가 붙었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신문 기자였다. 이 기자는 그 일로

             앙심을 품고는 백담사 주변을 탐문하여 신문에 “스님들이 국유림을 도벌

             했다”는 기사를 냈다. 당시에는 산림 정책으로 나무 한 그루라도 손을 대
             면 큰 처벌을 받는 때였다.
               이 일로 형사들이 백담사로 들이닥쳤다. 고우스님이 사태를 파악하고는

             당시 군기피자였던 법화스님을 몰래 불러 “지금 경찰이 왔으니 즉시 도망

             가되, 부산의 현봉스님을 찾아가서 백담사로 오지 말라 해라. 나는 여기 남
             아서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법화스님은 재빨리 설악산을 넘어 도망을 갔
             다. 혼자 남은 고우스님은 경찰서에 몇 번이나 불려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당신은 잘 모르는 일이고, 부산으로 간 현봉스님이 오세암을 복원

             하려는 좋은 뜻으로 한 일이니 선처해 달라고 부탁하여 사태가 수습되었
             다. 하지만 그 일로 오세암 복원 불사는 중단되고 다시 기장 묘관음사 선
             원으로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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