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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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절에 당나라로 가서 불교를 공부한 승려들은 평균 20여 년을 중국
          에 머물면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여러 사찰로 고승들을 찾아 공부하
          였는데, 선종을 공부한 승려라고 하더라도 적지 않은 승려들이 선종을 배

          우기 전에 여러 사찰을 다니며 교학敎學을 공부하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

          으리라. 아무것도 모르고 눈 감고 있어 봤자 망상妄想밖에 더 있겠는가.


            도당 유학승과 선법의 전래




           의상대사의 스승인 지엄智儼(602〜668) 화상이 화엄종을 정립할 때는 4조
          인 도신道信(580〜651) 선사와 5조인 홍인弘忍(601〜674) 선사가 동시에 활동
          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홍인의 제자 옥천신수玉泉神秀(?〜706) 화상이 정립

          한 북종선은 다른 종파와도 교류를 하면서 성당盛唐시대(713〜770) 내내 전

          성기를 구가하였다.
           북종선과 남종선을 대립적으로 나누어 신수선사와 북종선을 적대적으
          로 폄하하고 선종의 계보를 만들어 홍인선사로부터 법을 받은 6조는 신수

          화상이 아니라 혜능화상이라고 하며 대립각을 세운 것은 활달한 수완으로

          정치권력과 손잡고 자파 세력을 확장해 간 하택신회荷澤神會(684〜758) 화상
          이 등장하면서 만들어낸 일이다. 그러면서 하택선사는 자기가 선종의 7조

          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시대에 신라의 신행神行(704〜779) 화상은 지공志
          空 선사에게서 북종선을 공부하고 돌아와 신라에 북종선을 전파하였고, 다

          른 한편 마하연摩訶衍(8세기 후반) 선사는 티벳지역으로 가서 북종선을 펼쳐
          나갔다.
           신라의 도당 유학승이 북종선과 남종선의 선법을 가져왔다고 하고, 남

          종선의 경우에는 홍주종洪州宗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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