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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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종교를 홍보하는 1930년대는 참선
도 개인적 체험이나 득도로 자족할 수 있
는 시대는 아니었다. 선의 대중화를 위한
잡지는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되었다. 『선
원』은 선에 관한 지식을 일반 수좌들, 즉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수좌들에게 전
달하여 수행에 도움을 주며, 일부 지면이
라도 한글화하여 한글에 친숙한 대중과
여성 불자들에게 선리를 전달하고자 하
였다.
사진 4. 『선원』의 창간사 (1호).
1호 <창간사>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의
문장에는 조금 서툴더라도 선의 요체를 쉽고 간명하게 풀이하여 대중적 잡
지를 통해 전파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라 하였다. 선의 전통을 간직한 전근
대에 교육을 받고 근대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선지식들이 변화하는 시
대의 요구에 대응한 것이 『선원』의 창간 정신인 것이다.
잡지의 목차를 보면 전체적으로 ‘권두언-선화 및 선종사 논설-문학(시
조)-한글법문-불교전기-소식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경향성에도
불구하고 시조란이 중간에 들어 있는 경우(1호), 불교논설(교양)이 문학란
전후에 중복 배치되어 있는 경우(2호)가 있는 등 전반적으로 각 항목의 편
제가 정제되지 않은 경향이 있다. 전문적인 문학인이나 잡지의 편집자가
아니라, 선학원에서 실참하는 수좌가 행정 업무와 잡지 업무를 함께 담당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권두언은 짧은 시구 위주의 법어로서 만해(1, 2호), 운납(3호), 성월(4호)의 글
이 수록되었다. 이는 잡지의 전체적인 지향이나 선의 핵심을 짧은 경구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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