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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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어떤 사람은 감각적 욕망의 발생과 소멸과 유혹과 위험과 여읨을 있
             는 그대로 분명히 알지 못한다. 그가 감각적 욕망의 발생과 소멸과 유혹과
             위험과 여읨을 있는 그대로 분명히 알지 못해서 감각적 욕망에 관하여 감

             각적 욕망에 대한 탐욕, 감각적 욕망에 대한 환란, 감각적 욕망에 대한 열

             애, 감각적 욕망에 대한 홀림, 감각적 욕망에 대한 갈증, 감각적 욕망에 대
             한 열뇌熱惱, 감각적 욕망에 대한 탐닉, 감각적 욕망에 대한 갈애를 향한 경
             향을 일으키면, 비구들이여, 이것을 감각적 욕망의 속박이라 한다.”(AN.Ⅱ.10)

             나머지 존재의 속박, 견해의 속박, 무명의 속박도 이와 같다.

               붓다는 이 경에서 ‘네 가지 속박에서 벗어남’을 강조하고 있다. “비구들
             이여, 네 가지 속박에서 벗어남이 있다. 무엇이 넷인가? 감각적 욕망의 속
             박에서 벗어남, 존재의 속박에서 벗어남, 견해의 속박에서 벗어남, 무명의

             속박에서 벗어남이다.”(AN.Ⅱ.11) 이른바 네 가지 속박의 발생과 소멸과 유

             혹과 위험과 여읨을 알지 못하면 네 가지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네 가
             지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유가안온瑜伽安穩(yogakkhema)을 얻지 못한
             다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다.

               「오가 숫따(Ogha-sutta, 暴流經)」(SN1:1)에 따르면 어떤 천신(Devatā)이 세

             존께 “스승이시여(mārisa), 당신은 어떻게 거센 물결[暴流]을 건너셨습니
             까?”라고 여쭈었다. 그러자 붓다는 ”벗이여, 나는 머무르지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거센 물결을 건넜느니라.”(SN.Ⅰ.1)라고 말했다. 여기서 ‘머무르지 않

             고(appatiṭṭha)’라는 것은 번뇌들로 인해 ‘멈추지 않았다’ 또는 ‘가라앉지 않

             았다’라는 뜻이고, ‘애쓰지 않고(anāyūhaṃ)’라는 것은 잘못된 정진을 통해
             서 애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짧은 대화 속에 붓다의 중도적 입장이 잘 나타나 있다. 주석서에서는

             붓다가 일곱 가지를 통해서 멈추지 않고 모으려고 애쓰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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