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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身是菩提樹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心如明鏡臺 마음은 밝은 거울의 받침대 같네.
                  時時勤拂拭 자주 부지런히 털고 닦아

                  勿使惹塵埃 먼지가 앉고 때 묻지 않게 해야 하네.



               홍인대사는 이 게송을 보고 아직 신수의 깨달음이 깊지 않음을 알았다.
             하지만 대중들의 신망을 받는 교수사의 위치를 생각하여 짐짓 훌륭한 게

             송이라고 칭찬하며 이와 같이 수행하면 타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다.

             후원에서 방아 찧고 장작 패며 일하기 바빴던 혜능도 우연히 어린 동승이
             읊고 있는 이 게송을 듣게 되었다. 혜능은 동승의 인도를 받아 남쪽 회랑
             에 가서 신수의 게송을 보고 깨침의 경지가 아님을 알았다. 이에 혜능은 글

             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신수의 게송 옆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써 붙이

             니 대중들이 이를 보고 웅성거렸다.


                  菩提本無樹 깨달음에는 본래 나무가 없고

                  明鏡亦非臺 맑은 거울도 받침대도 아니네.

                  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何處惹塵埃 어느 곳에 먼지가 앉고 때가 끼는가.



               이후 여덟 달이 지난 어느 날, 홍인대사가 방앗간에 들러 혜능에게 “내

             너의 견해가 쓸 만하다고 생각하나 혹 사람들이 너를 해칠까 염려하여 너
             와 더불어 이야기를 하지 않음을 알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이에 혜능이
             “예, 제자도 스님의 뜻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홍인대사

             는 주장자를 세 번 내리쳐 삼경에 조실 방으로 오라는 암시를 주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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