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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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를 두루마리 그림으
로 그려 교토 고잔지에서
국보로 보관하고 있습니
3)
다 (사진 3).
소염시小艶詩
사진 3. 교토 고잔지高山寺, 화엄종조사회전華嚴宗祖師繪傳 부분.
승려들의 염문艶聞은
좀체 밖으로 알려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염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전해지더라도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어서 완곡하게 표현됩니다.
승려들도 즐겨 읽었던 소염시小艶詩는 당송시대에 민간에서 널리 유행했
던 시입니다. 감춘 듯 드러내놓은 그 애틋한 마음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관
통하여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아름다운 그 모습은 그림으로도 그릴 수 없네요
깊고 깊은 규방에서 내 마음 알리려고
자꾸만 소옥이를 부르지만 원래 소옥에게는 일이 없고
단지 님이 내 목소리를 알아듣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4)
수행은 물론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법연(1024?~1104)이 인용함으로써
소염시는 엄숙하던 선가仙家에 당당하게 등장합니다. 한낱 유행가였던 시
3) 京都 高山寺, 華嚴宗祖師繪傳(13세기 작품).
4) 『五燈會元』, 卷第十九 昭覺克勤禪師條, “一段風光畵難成 洞房深處陳愁情 頻呼小玉元無事 秪要檀郞認
得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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