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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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던 것입니다.
법연과 원오의 대화는 임기응변적이
고 기묘한 논리를 구사하는 일종의 대화
예술입니다. 원오는 법연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게송으로 지어 바치고, 법연
은 원오가 선禪을 얻었음을 산중의 여러
승려들에게 알립니다.
원오의 오도송悟道頌
사진 5. 원오극근圜悟克勤 선사.
비단 장막에 밤이 깊어 향은 다 타고
피리와 노래 속에 잔뜩 취해 돌아오네
젊은 시절 한 가락 풍류 이야기는
단지 함께 한 사람만 알 뿐이네. 8)
이 시는 원오가 스승인 법연에게 바친 오도송입니다. 전체의 요지는 결
구인 “단지 함께 한 사람만 알 뿐이네!” 이 한 구에 있습니다. 원오는 이미
깨달았지만 그릇된 분별이 사라졌기에 그것을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오직 경탄이 있을 뿐입니다. 마치 젊은 시절에 풍류를 즐긴 일
은 자신과 그녀만 알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시는 출발점에 있
는 소염시와 대對를 이루며 절묘하게 사랑과 선禪을 넘나듭니다.
소염시를 읽고 누구나 다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범부는 이 일
8) 『五燈會元』, 卷第十九 昭覺克勤禪師條, “金鴨香銷錦繡幃 笙歌叢裏醉扶歸 少年一段風流事 祇
許佳人獨自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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