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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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 운쇼釋雲照 율사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정부 관료인 아오키 테이조우靑木
             貞三를 만났다. 마침 아오키는 스리랑카를 경유해 유럽으로 떠날 예정이었
             다. 난죠의 인도에 대한 동경을 들은 아오키는 그 자리에서 난죠에게 동행

             하기를 권유하고 여비를 기부했다. 이에 난죠는 곧바로 도쿄제국대학과 오

             타니교고에 사임을 표하고 이틀 뒤 인도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난죠의 여정은 단순히 인도를 유람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닌, 인도-중
             국-티베트를 방문해 유학하면서 불전을 찾을 계획이었다. 그의 계획은 『영

             지회잡지』(46호)를 통해 “상해에서 천진 북경을 거쳐 오대산에 올라가거나,

             바로 서장西藏(티베트)으로 들어가 라싸拉薩에서 유학하면서 산스크리트 경
             전을 찾을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난죠가 티베트까지 건너가 유학을 결
             심한 데에는 막스 뮬러의 영향이 크다. 뮬러는 난죠에게 편지를 보내 티베

             트로 건너가 자료를 찾아보았으면 하는 기대를 내비쳤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세실 벤달이 범본梵本을 찾으러 네팔로 출발했
                  네. 제군도 티베트로 건너가거나, 혹은 다른 이를 파견해 범본을

                  찾아야 하네.”                     -1884년 12월 21일 막스 뮬러로부터의 편지 중



               당시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산스크리트어  강좌를  담당하던  세실  벤달
             Cecil Bendall(1856~1906)은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에 수납할 자료 수집을

             위해  네팔과  북인도를  방문해  500여  점의  산스크리트  문헌을  입수했

             다.(1884~1885년) 이 자료들은 이후 『케임브리지대학도서관소장 불교범어사
             본목록Catalogue  of  Buddhist  Sanscrit  Manuscripts  in  the  University  Library
             Cambridge』(1883)에 포함되었다. 이에 막스 뮬러는 경쟁 대학이 불전 수집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 직면해 난죠에게 자료 수집을 요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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