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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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세실 벤달이 편찬을 담당한 『Catalogue of
Buddhist Sanscrit Manuscripts in the
University Library Cambridge』(1883).
사진 4. 세실 벤달이 찍은 네팔,
북인도의 사원(1884~1885, 겨울).
1887년 2월 13일, 인도 캘거타에 도착한 난죠는 이후 다질링, 부다가야,
녹야원을 참배하고 박물관 등을 방문했다. 난죠는 인도에서 귀국 후 간행
한 『인도기행』에서 당시의 소회를 발표했다. 인도 체류 중 가장 큰 목표인
범본(산스크리트본)을 찾기 위해 아시아학회도서관을 방문해서 범본 『무량
수경』 교정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작업에서 원하던 성과를 얻지 못
했는지 “이 사본은 영국이 인도의 리차비尼波羅國에서 수집한 5부경의 사본
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라고 언급했다. 더해서 “질문에 대답할 스승도
없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실망감을 표시했다.
난죠의 실망감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베나레스 범어전문학교를 방
문해 인도 유학을 희망했으나 관계자로부터 ‘이곳은 청결하지 못하다’, ‘바
라문족의 자제들만 입학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난죠 자신도 체류할 숙
박지를 찾지 못해 유학을 단념했다. 인도 유학이 좌절되고 불교가 쇠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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