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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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을 지키려는 수좌스님들의 갈등은 필연적이었다. 이런 사태는 당시 벌
          목업자들과 결탁한 시청 산림 공무원들도 바로 알게 되었다. 그들의 눈에
          는 수좌스님들은 방해꾼들로 보였다. 산판업자들은 봉암사 총무 고우스님

          을 회유하려고 했다. 고우스님은 그런 회유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

          러자 산판업자들은 시청 산림 공무원들과 짜고는 봉암사 백련암에 장작이
          쌓여 있는 것을 지서에 고발해서 봉암사 스님들을 괴롭히려 하였다. 당시
          에는 정부가 산림정책을 강하게 추진하여 산에 나무를 한 그루라도 허가

          없이 베면 엄벌하던 시대였다.

                                         당시 백련암에는 혜암慧菴(1920~2001)
                                       스님이 정진하고 있었다. 혜암스님은
                                       어디를 가든지 먼저 도량 주변 나무를

                                       시원하게 베어내고 정진하였다. 그때

                                       는 겨울이라 암자에 겨울 땔감을 해서
                                       장작을 넉넉하게 쌓아 두었는데, 이것
                                       을 산판업자들이 고발한 것이었다.

                                         비록 암자에서 혜암스님이 한 일이

                                       지만 봉암사 일이니 경찰서에서 총무
                                       소임을 맡고 있는 고우스님을 불렀다.
          사진 5.  봉암사 제2결사 당시 백련암에서 정
              진한 혜암스님. 해인총림 방장과 제      스님이 가보니 백련암 장작을 문제 삼
              10대 조계종 종정을 지내셨다.
                                       았다. 고우스님은 어른인 혜암스님이

          한 일이라 할 수 없이 자기 책임이라고 했다. 경찰은 그 자리에서 바로 기
          소하여 스님은 느닷없이 상주구치소에 갇히게 되었다. 고우스님은 난생 처
          음 감옥살이를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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