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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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그로부터 노장사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더
욱이 분명하게 ‘무정불성無情佛性’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따
라 학자들은 우두선에 대하여 “기본적인 사상이 노장老莊, 현학玄學과 서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많은 용어도 서로 유사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두법융의 동산법문 법계 편입
그런데 역대로 선종사에서는 우두법융을 동산법문東山法門을 개창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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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道信의 사법嗣法 제자로 인정해 왔다. 그렇지만 도신과 법융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는 바로 이화李華(715~766)가 찬술한 『윤
주학림사고경산대사비명潤州鶴林寺故徑山大師碑銘』이고,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도신道信 문하에서 통달한 자가 법융法融 대사이다. 우두산牛頭山에
머물며 자연지혜自然智慧를 얻었기 때문에 도신 대사가 가서 인증
해 주고 말하였다. ‘칠불七佛의 교계敎戒와 모든 삼매문三昧門은 말
에 차별이 있지만 뜻[義]에는 차별이 없다. 많은 중생의 근기根器가
서로 같지 않지만 오직 최상승最上乘만이 포섭하여 하나로 돌아오
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모든 과실果實이 여
무는 것과 같이 그대가 능히 총지總持하니 나 또한 기쁘도다.’ 이로
3) [宋]契嵩編修, 『傳法正宗記』卷9(『大正藏』51, 763c), “三十一祖道信尊者(此土之四祖也)旁出法嗣一人,
曰牛頭法融.”, [宋]道原, 『景德傳燈錄』卷4(『大正藏』51, 223b), “第三十一祖道信大師旁出法嗣九世
共七十六人, 金陵牛頭山六世祖宗第一世法融禪師.” 등 대부분의 禪宗史書에서 牛頭法融을 道
信의 傍系嗣法으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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