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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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현장법사와 『대당서역기』.
갈아입히며 예배하고 있더라는 기록이 있다. 또 오쇄국烏鎩國의 기록도 있
다. 이 지역의 무너진 절벽에서 선정에 든 채 깨어나지 않는 스님이 발견
되었다. 그는 ‘마음을 소멸하는 선정[滅心定]’에 든 아라한이었는데 선정에
서 깨어나자 사람들에게 물었다.
“나의 스승이신 가섭불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대열반에
드신 지 오래되었습니다.” 아라한이 그 말을 듣고 눈을 감으면서
슬퍼하다가 잠시 후 다시 물었다. “석가여래께서는 세상에 나오셨
습니까?” “세상에 나오셔서 세상을 인도하다가 이미 열반에 드셨
습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다시 고개를 숙이고 한참 있다가 일어
나더니 허공으로 올라가 신통으로 불을 일으켜 몸을 태웠다.
현장스님이 서역으로 출발한 것이 서기 629년의 일이니까 석가여래 열
반 이후 이미 천년이 훨씬 지난 뒤였다. 그런데 그 아라한은 석가여래가 태
어나기도 전, 멀고 먼 가섭불의 시대에 선정에 들어 있다가 깨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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