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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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티끌세상을 초월하여 심리적 평형을 되찾고, 자기 자신마저 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적막한 풍경은 풍경 자체가 바로 설법과 같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풍경 앞에 서면 등줄기가 쫙 펴지는 느낌이 듭
니다.
헛똑똑이
저 초원은 호수의 밑바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호수가 진짜 모습이고
초원은 일시적인 현상일까요? 아니면 초원이 본래면목本來面目이고 호수
가 일시적인 현상인 걸까요? 눈앞의 현실만 아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시야가 넓어지기 위해서는 더 큰 시간 속으로 들어
가야 합니다.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을 본래면목이라고 하지만 불가佛家에서는 훨씬
더 깊은 뜻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가에서는 통상적인 언어에 역사적
사진 4. 조망 데크에서 초원을 바라보면 긴장이 사라지면서 미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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