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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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응당 보우화상과 선종 수사찰 봉은사
이성계李成桂(1335~1408)가 군사쿠데타로 고려를 무너뜨리고 오백년간
번창했던 고려의 왕王씨 성을 가진 사람들을 모조리 죽인 다음(인류 역사에
서 이런 대량학살이 얼마나 될까?) 통치이데올로기로 유교를 내세워 신라-고려
시대를 유지해 왔던 불교를 하루아침에 없애려고 했다(그런데 유교가 무엇인
지 과연 이해는 했을까?). 태종太宗(1400~1418)은 11개 불교 종파를 7개로 통합
하여 242개의 절만 남기고 전국의 사찰을 모조리 없앴고, 세종世宗(1418~1450)
은 7개 종파를 다시 선교 2개 종파로 통합하고 사찰도 36개만 남기고 다
없앴다. 세조는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하면서 사람들을 무수히 죽인 죄가
두려웠던지 불경을 발간
하는 등 부처에게 공들이
는 일은 다소 열심히 했으
나 죽어 극락에 갔다는 얘
기는 듣지 못했다. 성종
도 불교 탄압에는 마찬가
지였고, 그 아들 연산군도
그렇게 날뛰다가 죽었다.
아무튼 봉은사는 이러
한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출발하였다. 명종明宗(李
峘, 1545~1567)을 대리하여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하던
사진 6. 허응당 보우대사 진영. 중종의 계비 문정왕후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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