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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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성철스님 생가 율은고거.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
태자라는 자신의 기득권마저도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청년 싯다
르타가 출가를 선택한 동기와 깨달음을 얻고 난 이후에 고통 속에 있는 사
람들을 궁극의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길로 인도하고자 했던 이유는 바로
그가 젊은 시절에 가졌던 이런 현실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성철스님의 출가 전 청년 이영주가 가졌던 관심과 출가의 길을 선택하
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출가 전 ‘영주英柱’의 인장과 영어로 ‘young
chu Ree’가 기록된 스님의 책 속에서 그 편린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영주서적기
1912년 음력 2월 19일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에 유학자 집
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영주는 세 살 때부터 글을 익힐 정도로 신동이
었다(사진 1). 아버지로부터 천자문, 소학, 대학 등을 배웠으며, 열 살이 되
기 전에 사서삼경까지 독파했다. 남에게 배운 것은 서당서 자치통감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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