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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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는 ‘사람이 죽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영원에서 영원으로 통하는
진리는 없을까?’, ‘불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 닿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채근담강의菜根談講義』를 읽고는 다르게 다가온 듯하다.
아유일권경我有一卷經 나에게 한 권의 경이 있으니
불인지묵성不因紙墨成 종이와 먹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전개무일자展開無一字 펼치면 한 글자도 없지만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항상 큰 광명을 내고 있다.
청년 이영주는 이 글귀를 읽고 종이와 먹
을 떠난 내 마음 가운데 항상 큰 광명을 비치
는 경이 있을 것이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 글자도 없는 경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결국 책 속 글귀가 아
니라 스스로 본래의 마음을 밝혀야 비로소
변하지 않는 영원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던 것은 아닐까.
사진 4. 『동의수세보원』 이제면. 『편주의학입문』에는 ‘희망’이라는 시 외에
도 『태고화상어록』에 수록된 「시소선인示紹禪
人」(사진 3)과 「고담법어古潭法語」(사진 5)의 한문 원문을 기록해 두었다. 두 편
모두 조주趙州의 무자無字 화두 참선을 강조하고 있다. 두 원문을 번역한 글
은 다음과 같다.
“생각생각에 무자 화두를 들어라.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느 때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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