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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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인류의 가족으로 이끄네.
                  영원히 전쟁하고 있는 세상을 향해
                  그것은 성스러운 조화를 약속하네.

                   (중략)

                  중립적 언어의 기초 아래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람들은 힘을 모아

                  하나의 커다란 가족을 이루리.

                  우리의 부지런한 동료들은
                  평화의 일을 하면서 지치지 않네.
                  인류의 아름다운 꿈이

                  영원한 축복을 위해 실현될 때까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속 청년 이영주가 꿈꾸는 세계는 전쟁이 아닌 평
             화를 위한 인류애를 희망했던 공용의 언어에서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영원에서 영원으로


               청년 이영주가 쓴 ‘영원’과 관련된 문구들도 발견할 수 있다. 1921년 경

             성 박문서관博文書舘에서 신연활자로 인쇄한 이제마李濟馬의 『동의수세보

             원東醫壽世保元』에는 “from everlasting to everlasting(영원에서 영원으로)”,
             “through all eternal(영원히)”라는 영어 문구가 적혀 있다(사진 4).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린 이들도 영원한 행복을 이룰 수는 없었다. 아무

             리 돈이 많고 아무리 지위가 높더라도 죽음 앞에서는 끝이 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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