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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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간례휘찬』 속 이영주서적기.
우고 1920년 단성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해 소학교 6년 과정이 전부였지만,
그의 독서열과 비범함은 남달랐다. 몸이 약해 신체검사에서 떨어져 중학
교에 진학할 수 없었지만, 독학을 하면서 오히려 폭넓은 지식을 채울 수 있
는 기회가 되었다. 1932년 12월 2일에 기록한 ‘이영주서적기李英柱書籍記’는
21세의 청년 이영주의 관심과 학문 세계를 반영해 주고 있다.
관혼상제 의식을 간략히 모은 『간례휘찬簡禮彙纂』 책 속에 덧붙여진 종이
에 『철학개론』·『논리학통론』·『순수이성비판』·『실천이성비판』 등의 철
학서와 『남화경』·『근사록』·『소학』·『대학』·『중용』·『주역전의』·『채근
담강의』·『주자가례』 등의 동양서 그리고 『십육의문선十六醫文選』·『연년익
수延年益壽』·『생리위생生理衛生』 등의 양생서, 『에스페란토(ESP) 독습』 등의
외국서, 『한화대사전』·『옥편』 등의 사전류, 『세계문학명구선집』·『신구약
성서』 등 70여 종의 책이 기록되어 있다(사진 2). 그가 소장했던 책 목록으
로 철학, 종교, 의학, 문학, 어학 등에 관련한 다양한 서적들을 탐독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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