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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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남해 용문사 전경과 호구산.
범어사와 남해 용문사 염불암
1972년에 고우스님이 형처럼 따르던 지유스님이 봉암사 주지를 내려놓
고 범어사 원효암으로 가게 되었다. 고우스님도 지유스님을 따라가서 범
어사 원효암에서 지내게 되었다. 얼마 뒤 지유스님이 범어사 주지를 맡게
되자 고우스님은 본사의 교무직을 맡아 몇 철 지유스님을 모시고 소임을
살았다. 불법의 이치를 밝혔을 뿐 아니라 사무에도 밝았던 고우스님은 무
탈하게 잘 살았다.
1975년 봄 범어사 소임을 마친 고우스님은 남해 용문사 염불암으로 가서
쉬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용문사龍門寺 이름의 절은 세 곳이 유명하다. 양평
과 예천, 그리고 남해에 용문사가 있다. 모두 조선 왕실의 후원으로 중창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조선의 국토가 용의 기운으로 웅비하라는 뜻인데, 흔
히 양평 절을 용의 머리, 예천은 단전, 남해 용문사를 꼬리로 비유한다.
용은 하늘을 날 때 꼬리가 가장 활발발하니 남해 용문사는 그런 기운을
지닌 도량이다. 남해 용문사가 자리한 호구산虎丘山은 여러 전설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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