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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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스님 시자로 염불암에 따라왔던 원타스님의 회고
이날 성철스님 시자로 따라왔던 원타스님은
훗날 수좌 선배인 고우스님을 늘 가까이 하였는
데, 어느 날 고우스님이 용문사 염불암에서 성철
스님에게 대든 이야기를 말하자, 원타스님 당신
이 그때 시자로 따라갔었다고 기억하여 옛날 이
야기를 재밌게 나눴다고 한다. 그래서 2021년 8
월 고우스님이 봉암사에서 입적하시고 전국선원
수좌회 장례를 치를 때 총도감을 맡았던 원타스
님께 이 이야기를 여쭈니 이렇게 회고하셨다.
“1975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시자로 성철스님
사진 4. 해인총림 유나 원타스님.
을 모시고 살던 여름 어느 날, 노장께서 바람 쐬
러 가자 하시어 따라나서니 남해 용문사로 갔다. 마침 용문사에 불필스님
과 백졸스님이 있었다. 성철스님이 ‘너그들이 둘이나 여기 웬일이고?’ 하
고 놀라시면서 인사도 안 받고 바로 염불암으로 올라가셨다. 그곳에는 고
우스님하고 서옹스님 시봉 무량스님 두 스님이 있었다. 그때 염불암에는
세 칸 짜리 인법당과 붙은 방 한 칸이 전부라 작은 방에 노장이 쉬시고, 우
리는 잘 때가 없어 큰절로 내려와 객실에서 잤다. 노장께서 갑자기 용문사
염불암에 가게 된 것은 예전에 용문사 백련암에 한 철 살 때 염불암에서 남
해바다 보는 풍치가 좋아서 그걸 한 번 보러 가자 해서 갔는데 마침 고우
스님이 계시어 만나게 된 것이다.”
참으로 묘한 인연이 아닌가? 성철스님께서 여름에 시원한 바다 보러 가
자고 나서서 남해 용문사로 갔는데 마침 불필스님과 백졸스님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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