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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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동사열전』의 표지. 삼성현역사문화관 소장.



            사지 찬술에 참여한 정약용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불교사의 찬술은 오랫동안 탄압과 수탈, 소외의
          과정을 거친 이후여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더욱이 동시대 역사 찬술의 영

          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어 그 수준이 탁월하다. 정조의 승하 직후부터 18

          년 동안의 유배 생활을 해야 했던 정약용이 찬술 작업에 참여한 것이다. 특
          히 “제가諸家의 견해 차이가 있으되 큰 문제가 아닌 경우 ‘어떤 사람은 이
          렇게 말한다[只云 一云如此]’라고만 말한다.”는 정약용의 찬술 원칙은 “저

          서著書의 방법은 반드시 그 시대의 선후를 안 뒤 고증考證·증험證驗할 수

          있다.”고 하여 객관적이고 엄정한 불교사 찬술을 기대할 수 있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불교계는 전란으로 불타버린 전각을 중창하
          고 사찰의 기록을 복원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새롭게 찬술된 사찰의 역

          사는 그 연대를 일부러 끌어올렸고, 인물에 대한 맹목적인 미화美化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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