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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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종洪州宗, 석두희천의 계열을 석두종石頭宗으로 칭명한다면 더는 적자
             논쟁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악계 마조 계열에서 위앙·임제
             종, 청원계 석두 계열에서 조동·운문·법안종의 오가로 별위일종으로 삼

             은 것도 조사선의 제접법을 보다 다양화하여 폭넓게 학인들을 깨우치고자

             하는 대존숙大尊宿들의 안배가 아닐까 한다. 이는 비록 ‘종’으로 설정하지만
             그 법맥法脈을 더욱 강조하여 모두 대감大監, 즉 혜능으로부터의 몇 세世인
             가를 지극히 강조하고 있는 점으로부터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오가의 출현은 제접법의 차별


               위앙종의 종풍을 논하고자 하다가 홀연 무엇 때문에 오가의 분등이 발

             생했는가 하는 문제가 떠올라 잠시 논지에서 벗어난 주제를 논했다. 그러

             나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오가의 가장 기본적인 사상은 바로 『단경』
             에서 강조하는 돈오이고, 나아가 이를 계승한 마조와 석두의 사상으로부
             터 분화된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은 돈오를 통한 이른바 ‘본래현성本來現成’

             과 ‘당하즉시當下卽是’를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단경』에서 “자성을 스스로 깨달아[自悟] 돈오돈수頓悟頓修하는 것
             이지 점차漸次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체법을 세우지 않는다. 제법은
             적멸한 것이니, 어디에 차제次第가 있단 말인가?” 라고 설하는 바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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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오에서는 그에 도달하는 차제의 법을 세울 수 없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이를 마조는 “만약 상근중생上根衆生이라면, 홀연히 선지식의 지시指示를






             2)  宗寶本, 『壇經』(T48, 358c), “自性自悟, 頓悟頓修, 亦無漸次. 所以不立一切法. 諸法寂滅, 有何次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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