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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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위앙종의 조정祖庭, 밀인사密印寺 산문.


                  “색色을 빌어 마음을 밝히고 사물에 기대어 이치를 드러낸 것이지
                  요.”라고 하였다. 상시는 “그러한 도리가 아니니 상좌는 빨리 돌아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내가 편지를 한 통 화상에게 보냅니다.”라

                  고 하였다.
                  그 승려가 편지를 얻어 지니고 돌아왔다. 선사가 뜯어보니 원상圓
                  相이 그려져 있었고, 그 안에는 ‘日’ 자가 쓰여 있었다. 선사는 “누

                  가 천 리 밖에 지음知音이 있음을 알았겠는가!”라고 하였다. 앙산이

                  곁에 있다가 말하기를, “비록 그렇지만 또한 단지 속인일 뿐입니
                  다.”라고 하였다. 선사는 “그대는 또한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하
                  자, 앙산이 도리어 하나의 원상을 그려 그 가운데 ‘日’ 자를 써서 발

                  로 뭉개니, 선사가 바로 크게 웃었다.         5)



             5)  [明]語風圓信, 郭凝之編, 『潭州潙山靈祐禪師語錄』(大正藏47, 579c), “僧問: 如何是祖師西來意? 師竪起拂
               子. 後僧遇王常侍. 侍問: 潙山近日有何言句? 僧擧前話. 常侍云: 彼中兄弟, 如何商量? 僧云: 借色明心,
               附物顯理. 常侍云: 不是這箇道理, 上座快回去好. 某甲敢寄一書到和尙. 僧得書遂回持上. 師拆開見,
               畫一圓相, 內寫箇日字. 師云: 誰知千里外有箇知音! 仰山侍次, 乃云: 雖然如是, 也祇是箇俗漢. 師云: 子
               又作麽生? 仰山却畫一圓相, 於中書日字, 以脚抹却. 師乃大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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