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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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다시 계급階級과 지위地位를 거치지 않고서 본성을 돈오할 것이다.”                     3)
          라고 하여 ‘선지식의 지시’, 즉 제접提接이 바로 돈오에 이르는 길임을 밝히

          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후대에는 선지식의 지시인 선사와 학인의 참알參
          謁을 통한 제접의 과정이 이른바 공안公案으로 정형화되었다고 하겠다. 이

          러한 제접법의 차별이 결국은 오가종파의 분등으로 출현한 것이라 하겠다.



            위앙종의 종풍, 방원묵계方圓默契와 작상시의作相示意



           그렇다면 위앙종의 종풍은 과연 어떠한가? 오가 가운데 마지막으로 성
          립한 법안종의 문익文益이 『종문십규론宗門十規論』에서 최초로 오가의 사상
          적 특징을 논하는데, “위앙은 바로 방원方圓으로 묵묵히 계합默契한다.”                     4)

          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앙산혜적이 혜충국사의 제자인 탐원耽源으로부

          터 97개의 원상圓相을 얻은 것으로 시작된 것으로 위앙종에서는 이를 ‘작
          상시의作相示意’라고 한다. 이는 『영우선사어록』의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엿
          볼 수 있다.



              어떤 승려가 선사에게 “무엇이 조사祖師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라고 묻자, 선사는 불자拂子를 일으켜 세웠다. 후에 그 승려는 왕상
              시王常侍를 만났다. 왕상시가 “위산 선사께서 최근 무슨 말을 한 적

              이 있습니까?”라고 하자, 승려는 앞의 일을 들었다. 상시는 “그것

              을 사형제들은 어떻게 상량商量하였습니까?”라고 묻자, 그 승려는



          3)  江西馬祖道一禪師語錄』(卍續藏69, 2c), “若是上根衆生, 忽爾遇善知識指示, 言下領會, 更不歷於階級地
            『
           位, 頓悟本性.”
          4) [唐]文益撰, 『宗門十規論』(卍續藏63, 37c), “潙仰則方圓默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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