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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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김돈희 서, 전등사 대웅전 주련.
대학교 법과대학의 출발점이기도 한 법관양성소法官養成所를 졸업한 후에
는 관직으로 나가 검사 등을 지냈다.
서화에도 탁월하여 오세창吳世昌(1864~1953), 김규진金圭鎭(1868~1933),
안중식安中植(1861~1919), 조석진趙錫晉(1853~1920) 등과 함께 ‘서화협회書畵
協會’를 창립하고 후일 그 회장을 맡아 활약하기도 하였으며, 서법연구단체
인 ‘상서회尙書會’를 결성하여 많은 제자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중국의 여
러 서체를 섭렵한 다음에 개성을 가진 자신의 서체를 구사하였는데, 특히
그의 해서楷書 글씨에는 송나라 대문호 산곡山谷 황정견黃庭堅(1945~1105)의
서법이 진하게 깔려 있다.
일주문을 지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솔향기를 내뿜는 송림松林 사이로
걸으면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 홀
로 느린 걸음으로 걸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지금은 직지사直指寺에 소속된
말사로 번창하지만, 조선 중기에 와서 의룡율사義龍律師가 중창한 이래
1647년(인조 25)에 화재로 소실된 후 화재와 중건을 반복하다가 1897년(고
종 34) 경에는 폐사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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