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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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청암사 천왕문의 사천왕상 그림.

               송림 사이로 난 길을 걷다 보면 천왕문天王門을 만난다. 천왕문이 서 있
             는 곳 옆에는 회당비각晦堂碑閣, 대운당비각大雲堂碑閣, 사적비事蹟碑 그리고

             여러 공덕비 등이 서 있는 비림碑林이 있다.

               회당비각 안에는 귀부龜趺와 이수를 모두 갖춘 회당[원래의 호는 회암晦庵 즉
             정혜定慧(1685~1741)] 대사의 탑비가 있다. 벽암각성碧巖覺性(1575~1660) 대사
             의 법맥을 이은 모운진언慕雲震言(1622~1703) 대사를 이어 당대 화엄종주로

             활약한 이가 정혜대사이다. ‘유명조선국불영산쌍계사정혜대사비명병서有

             明朝鮮國佛靈山雙溪寺定慧大師碑銘幷序’라는 비제碑題로 시작하는 비문은 영조
             20년 1744년에 우의정 조현명趙顯命(1690~1752) 선생이 짓고, 영의정을 지
             낸 서종태徐宗泰(1652~1719) 선생의 아들이자 좌의정과 판중추부사를 지낸

             서명균徐命均(1680~1745) 선생이 썼다.

               경상도관찰사(1730.7.~1732. 10.)를 지내기도 했던 조현명 선생은 정혜대
             사의 진영眞影에 찬讚도 지었는데, 학문뿐만 아니라 서예에도 뛰어났다. 정
             혜대사와의 관계를 보면, 그의 사촌동생인 조구명趙龜命(1693~1737) 선생이

             정혜대사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였다. 그는 일가친척들이 권력을 잡고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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