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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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왼쪽부터 대운당비각, 회당비각, 청암사사적비.

             불교에서 나누어 맡아 전국으로 배포하기로 했는데, 그중 불교 측에서는

             1만 장을 배포하기로 하여 범어사梵魚寺, 해인사海印寺, 통도사通度寺, 동화
             사桐華寺 등으로 전달되었고, 해인사에서는 1만 장을 더 인쇄하여 시위 현
             장에서 뿌렸다. 다들 목숨을 내놓고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한 일이다.

               그런데 1937년에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조선불교 중앙교무원’에서는 당

             시 31본사 주지 대표이던 이종욱李鍾郁(1930~1945) 화상의 주도로 일본의
             무운장구를 기원하는 제祭를 봉행하고 시국강연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는
             데, 그 당시 권상로 화상은 김태흡金泰洽(1899~1989) 화상과 함께 시국강연

             에 참여하여 일본의 군국주의적 침략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일본제국주의의 억압적인 통치 아래에서 꺼져 가는 조선의 불교를 지키고
             자 한 생각 하에서 이런 행보를 했을 수도 있겠지만, 불교에 대한 열정도
             많고 공부도 많이 한 두 화상의 뛰어난 능력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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