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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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 마음인 식識의 전변으로 존재하게 되지만, 웅십력은 객관세계가 주관
             적인 마음과 떨어져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는 데서 그치고 있
             기 때문이다. 그것은 웅십력이 ‘유식唯識’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해석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유식의 주장은 외부 객관세계에 집착하는 허망한 견해를 논파하
                  기 위한 것이지, 결코 외부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객관세계가 마음과 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

                  문에 ‘유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유唯’ 자는 특수하다는 뜻이지
                  유독 그것뿐이라는 뜻이 아니다. 마음은 객관 대상을 이해하고 구
                  별할 수 있어 역용力用이 특수하므로 마음에 대해 ‘특수하다[唯]’고

                  한 것이다. 유심唯心이 어찌 객관 대상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

                  는가?”


               유식은 ‘식만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식의 작용이 특수하다’는 의

             미가 된다. 웅십력 철학에서는 주관적인 마음과 현

             상세계가 모두 본체의 현현으로 나타난 것이고, 따
             라서 주관적인 마음과 현상세계는 서로 다른 것이 아
             니며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心物不二]. 이런 체계

             에서는 식만이 존재한다고 하여 주관적인 마음만 인

             정하는 유심唯心이란 있을 수 없다.
               결국 유식불교의 ‘유식무경唯識無境’은 웅십력에게
             주관적인 마음과 객관적 대상의 관련성을 강조하는

             ‘경불리식境不離識’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 외의 부분                   사진 3.  무착의 『성유식론成唯識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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