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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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의현의 설명은 아주 명료하다. ‘부처’는 바로 마음의 청정으로,
             ‘법’은 마음의 광명으로 규정하고, 그에 따라 ‘도’는 모든 행주좌와에 걸림
             이 없는 맑은 광명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부처와 법, 도가 명칭

             이 세 가지이지만, 모두 ‘즉卽’의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설하고 있으며, 그

             것은 모두 참답게 존재하지 않는 빈 이름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임제
             어록』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참다운 부처는 형이 없음[眞佛無形]이고, 참다운 도는 체가 없음[眞

                  道無體]이며, 참다운 법은 상이 없음[眞法無相]이다. 이 세 가지 법은
                  섞여서 융합하여 한 곳에서 화합한다. 분변分辨하면 이미 얻지 못
                  하는 것이니, 이를 분주한 업식중생業識衆生이라고 부른다.”                2)




               여기에서 사용하는 ‘진불무형眞佛無形’, ‘진도무체眞道無體’, ‘진법무상眞法
             無相’은 후대에 상당히 많이 인용되는 구절로 임제종의 핵심적인 선사상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앞의 인용문과 같이 여기에서도 부처

             와 도, 법 세 가지가 융합하여 한 곳에서 화합한다고 하는데, 그 한 곳은 바

             로 의현이 앞에서 설한 ‘무위진인’, ‘무의도인’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그
             러나 만약 이를 하나씩 나누어 분별하여 논한다면, 이를 바로 중생이라고
             칭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중생은 부처·도·법에 대하여 끊임

             없이 분별하여 구하고자 분주하게 애쓰고 있지만 이미 분별하는 순간 어

             그러져 결코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도·법’이 ‘무형·무체·무상’이라고 하는 것은 『육조단경』


               道人, 念念心不間斷.”
             2) 앞의 책, “眞佛無形,眞道無體,眞法無相, 三法混融和合一處. 辨旣不得, 喚作忙忙業識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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