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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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흥화사 약사전藥師殿.



              미 없으니 처하는 곳에 따라 해탈하라.”          15)



           이로부터 의현은 명확하게 ‘심’의 본체적 작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
          고 하겠다. 앞에서 첫 번째로 인용한 구절인 “부처는 마음이 청청한 것이

          고, 법은 마음이 광명한 것이며, 도는 곳곳에서 장애가 없이 깨끗한 빛인

          것이다.”라는 말은 심의 본체를 인정한 구절이고, 또한 바로 위의 인용문
          에서 “심법은 무형이어서 시방으로 관통함”, “본래 이것이 하나의 깨끗한
          밝음”이라는 표현들은 명확하게 ‘일심’을 상정하고 있다.

           그런데 의현은 인용문 끝에 ‘일심’을 명확하게 부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그렇다면 어째서 의현은 ‘일심’을 부정하는가? 이는 앞에서 언급한 ‘인
          혹’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불佛·조祖의 가르침을 모두 ‘인혹’으로


          15)  [唐]慧然集,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大正藏47, 497c), “心法無形, 貫通十方, 在眼曰見, 在耳曰聞,
            在鼻曰香, 在口談論, 在手執捉, 在足運奔. 本是一精明, 分爲六和合. 一心旣無, 隨處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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